
2010.06.26 22:57
허만 멜빌이 쓴 모비딕(Moby
Dick: 백경)이라는 소설이 있다. 나중에 영화로 만들어져 뉴욕 타임즈로부터
“우리 세기에 가장 빛나는 영화 중의 한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에서 아합 선장으로
나오는 그래고리 펙은 인간의 파괴적인 충동, 집념을 훌륭하게 연기해 보여준다.
아합 선장은 모비딕이라는 머리가 흰, 거대한 고래 (백경)에게 한쪽 다리를 잃었었다. 그 원수를 갚기 위해 포경선을 이끌고 출항한다. 대서양에서 희망봉을 돌아 인도양으로, 태평양으로그 고래를 잡기 위해 바다를 헤매다 마침내 모비딕을 만나 사흘간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하는 줄거리의 소설이다. 선원들은 죽을 힘을 쏟아 모비딕을 추격하며 파도치는 바다를 헤맨다. 근육은 긴장되어 있었고 모든 관심과 에너지가 모비딕을 잡는데 집중되었다. 마치 선과 악 사이에 우주적인 투쟁이 있을 것만 같은 태세였다. 혼돈의 바다와 악마같은 바다괴물 대(對) 포악하고, 복수심에 불타는 선장 아합. 악의 상징인 “백경”과 왜곡된 의로움으로 똘똘뭉친 절룸발이 선장사이의 싸움...
그런데 이 포경선에는 아무일도 하지 않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노를 잡지도
않고, 땀을 흘리지도 않으며, 소리를 지르지도
않는다. 그는 파도와의 충돌이나
온갖 욕설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는 다름아닌 작살을 맡고 있는 선원이다. 그는 고요하고 침착하게
기다린다. 이 시점에 저자인 멜빌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작살을 가장 정확하게 날리기 위해, 작살을 맡은 선원은 숨가픈 일이 아닌, 게으름(?)으로부터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해야 한다.”
어떤 면에서 보면 노젓는 선원의 일이 더 중요하게 여겨질 수 있다. 싸움에 혼신의 힘을 쏟고,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는 아합 선장이 이 싸움에서 핵심인듯 보인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일이 있다. 누군가 작살을 던져야한다. 포경선에 작살을 맡은 선원이 없다면 고래를 추격하는 일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예수님께서 하나님나라를 설명하시기 위해 사용하신 은유들은 작고 조용한 이미지, 소금, 누룩, 씨앗 같은 것이다. 이에 비해 세상은 크고, 거대하고, 소란스러운 것을 자랑한다. 그러다보니 신앙생활에서도 시끄럽고, 아우성치는 노젓는 선원들의 분주함 속에 있을 때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가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의미를 부여한다. 우리는 그런 분주함 속에 있을 때 편안함을 경계해야한다. 신앙생활에서 우리는 의도적으로 작살을 잡고 있는 선원에 합류해야한다 !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됨을 알지어다” (시46:10).
“너희가 돌이켜 조용히 있어야 구원을 얻을 것이요 잠잠하고 신뢰하여야 힘을 얻을 것이라”(사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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